손님 문학방

인연 / 신계옥

권진희 2025. 5. 17. 05:21

청보리밭을 스쳐가는
연한 바람에
온통 초록물이 들어

바람이
써 내려가는 일기마다
살랑이는 잎새를 틔우는 날에

흰 구름을 안고 가던
바람에도
솜사탕 같은 구름이
소담스레 묻어난다면

구름 닮은  꽃송이들이
몽실몽실 피어나
뽀얀 꽃향으로
초록 바람을 쓰다듬을 테지

누군가 나의 빛깔로
물들어 가고
내 마음도 그의 색을 따라
물드는 것은
소복소복 꽃송이 피우는 것은

그것은 꽃봄
그것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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