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문학방
겨울 / 이성희
권진희
2025. 1. 31. 13:22
발신인 없는 적막을 내 온 적막으로 받는다 바람, 먼 겨울의 눈 덮인 침엽수림이 스쳐 지나간다 하늘에 끊어진 미궁의 길들이 떠돌 때 새들은 어디로 가는가 눈이 그친 겨울 들녘에 서서 돌아보면 이 허공들이 온통 길이었을까 무한을 그리는 헐벗은 나무들 위에 눈 내리는 속도로 불면의 밤을 건너가는 우주의 소음 누군가의 나직이 아픈 숨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