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과 순이 / (이오덕·아동문학가, 1925-2003)
꽃밭 사진 . 권의진 분이는 다알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맘에 든다고 한다. 그러나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순아, 너는 무슨 꽃이 제일 예쁘니? 채송화가 좋지? 그러나 순이는 말이 없다. 소아바비로 다리를 저는 순이. 순이는 목발로 발 밑을 가리켰다. 꽃밭을 빙 둘러 새끼줄에 매여 있는 말뚝, 그 말뚝이 살아나 잎을 피우고 있었다. 거꾸로 박혀 생매장되었던 포플라 막대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