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차운백락천재가출가시)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 차운백락천재가출가시백낙천의 재가에 있으면서 출가한 시에 차운한 시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端坐觀空萬慮澄 (단좌관공만려징) 단정히 앉아 공을 관찰하여 온갖 생각 맑아지니老禪肌骨髮惟仍 (노선기골발유잉) 기골은 늙은 선승인데 머리카락만 남아 있네在家未碍先成佛 (재가미애선성불) 속세에 있어도 성불하기에 거리낌이 없건만披 何須要作僧 (피 하수요작승) 무엇 때문에 가사를 입고 중노릇을 하겠는가自始腰抛丞相印 (자시요포승상인) 처음 허리에 찬 정승의 인장을 버렸을 때부터廻看心有祖師燈 (회간심유조사등) 조사의 등불을 돌이켜 볼 마음이 있었네箇中一段堪嘲事 (개중일단감조.. 한시 모음방 2025.10.25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 매리 프라이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천 갈래 만 갈래로 부는 바람이며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숨죽인 듯 고요한 아침에 깨면 나는 원을 그리며 포르르 말없이 날아오르는 새들이고 밤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입니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습니다. 죽지 않았으니까요 손님 문학방 2025.10.20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1)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읽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손님 문학방 2025.10.10
산골 이발소 / 이범노 팔십 년 묵은 감나무 아래 통나무 의자를 놓고 머리를 깎습니다 . 이빨 빠진 기계가 지나간 뒤 더벅머리 깎이는 아이들의 머리는 뒷산에 떨어지는 알밤처럼 여물었습니다 . 껄밤송이 같은 아이들이 주머니엔 알밤이 가득 땡감을 깨물면서 머리 깎으러 모여옵니다 . 달은 매일 밤 통통 여물어 가고 내일은 추석 . 감은 햇볕에 데어 붉었습니다 . 밤은 기쁨에 겨워 가슴을 헤치고 여물었습니다 .. 손님 문학방 2025.10.05
9월 꽃 / 권의진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 따라서 가는 9월을 말없이 바라보는데 오는 10월도 예쁜 꽃처럼 활짝 맞이하라고 해바라기 고운 미소로 가슴에 안겨 주어 받아 안는 마음은 언제나 아침 햇살, 떨어진 꽃잎 한 장 그리고 잎새 두장 모두 꽃활짝 숨은 꽃씨 고요의 감사 기도 정성이 단아히 새 물 갈아주며 또 다른 모습의 꽃 모델로 다시 빛나라 힘나라 너와 함께 새 기쁨 꽃 기쁨 경이로운 자연의 예술, 천국의 아.. 민트 방(Tistory 2022. 8. 25 ~ ) 2025.09.30
가슴에 빗금 하나 새긴다 / 전홍준 가슴에 빗금 하나 새긴다/ 전홍준 안개 깔린 고속도로를 헤치고 딸을 수녀원에 데려다주었다 아비가 가는 넓은 길을 마다하고 오솔길을 선택한 딸 이 년 동안이나 반대도 하고 설득도 해 보았지만 이 길만이 자기가 행복하다는 말에 결국, 지고 말았다 내가 뿌리내린 아수라의 세상은 영혼이 탁해도 편안하지만 그곳은 항상 빗질하고 닦아야 하는 곳 생명이란 곳간에서 끊임없이 부글거리는 욕망을 여린 기도가 물리칠 수 있을지… 딸을 보내고 한 주일 방문만 쳐다봐도 신발장을 열어도 울컥울컥 올라오는 이 슬픔! 신은 참.. 손님 문학방 2025.09.25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 栗谷 율곡(李珥) 1536~1584 風月養我情 (풍월양아정) 바람과 달은 나의 情感 키우고煙霞盈我身 (연하영아신) 안개와 노을은 나의 몸을 충만케 한다 子長吾所慕 (자장오소모) 子長는 그리워하는 사람悅卿吾所親 (열경오소친) 悅卿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非探山水興 (비탐산수흥) 山水의 흥취를 찾는 것이 아니라聊以全吾眞 (료이전오진) 나의 참된 마음을 온전하게 하고자 함이다 物我合一體 (물아합일체) 사물과 내가 一體가 되니誰主誰爲賓 (수주수위빈) 누가 주인이고 누가 客 인가 湛湛若澄潭 (담담약징담) 깊음은 맑은 못과 같고肅肅如秋旻 (숙숙여추민) 고요하기는 가을 하늘과 같다 無憂亦無喜 (무우역무희)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니此境人.. 한시 모음방 2025.09.20
수채 색연필 색칠 책 칠하기 3 / 권의진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나는 나로 노란 색 예쁜 꽃 너는 너로 고운 색 멋진 새 가을 하늘 파란 색 훨훨 훨 쉬어 가는 하얀 색 에너지 민트 방(Tistory 2022. 8. 25 ~ )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