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客婦怨(노객부원) 늙은 나그네 아낙의 원망 / 許筠 허균 1569~1618
東州城西寒日훈 (동주성서한일훈) 동주성 서쪽, 차가운 해 뉘엿뉘엿 寶蓋山高帶夕雲 (보개산고대석운) 우뚝한 보개산이 저녁 구름 감싸 있다 파然老의衣藍縷 (파연로구의남루) 머리 허옇게 센 늙은 할미, 남루한 옷차림 迎客出屋開柴戶 (영객출옥개시호) 손님 맞아 방을 나와 사립문을 열어준다 自言京城老客婦 (자언경성로객부) 스스로 말하기를, 서울 늙은 나그네 아낙 流離破産依客土(류리파산의객토) 파산하여 떠돌다가 객지에 사는 신세가 되었다오 頃者倭奴陷洛陽 (경자왜노함락양) 저 지난날 왜놈들이 서울을 함락시켜 提携一子隨姑郞 (제휴일자수고랑) 외 아들 손에 잡고 시어머니와 남편 따라 重跡百舍竄窮谷 (중적백사찬궁곡) 삼백리 길 걷고 걸어 깊은 골에 숨어왔소 夜出求食晝潛伏 (야출구식주잠복) 밤에 나와 밥을 빌고 낮에는 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