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모음방 5

春夜喜雨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 (唐) 두보(杜甫)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되니 곧 내리기 시작한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소리도 없이 촉촉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들판 길 구름 낮게 깔려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의 불만이 밝다.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녘 아침 붉게 젖은 곳 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들 활짝 피었네.

한시 모음방 2025.03.23

秋雨(추우) 가을 비 /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徹夜農談野客留 (철야농담야객유)        유숙하는 야객과 밤새워 농사 얘기          雨垂甲子角禾頭 (우수갑자각화두)        갑자일 내린 비에 벼눈에 싹난다네           灑池蓼病紅將退 (쇄지륙병홍장퇴)        못에 심은 시든 여뀌꽃엔 붉은 빛 사라지고          滴체족凉語轉幽 (적체족량어전유)        그윽히 섬돌에 떨어지는 발자국 소리,맑은 말소리          已厭多霖過半歲 (이엽다림과반세)        이미 반년이 넘도록 많은 장마가 계속되니          預愁無月作中秋 (예수무월작중추)        달 없는 한가위 맞을까 미리부터 근심한다           乍騰米價群商喜 (사등미가군상희)        쌀값이 폭등하여 장사치들 기뻐한다          但願年豊..

한시 모음방 2024.09.13

老客婦怨(노객부원) 늙은 나그네 아낙의 원망 / 許筠 허균 1569~1618

東州城西寒日훈 (동주성서한일훈) 동주성 서쪽, 차가운 해 뉘엿뉘엿 寶蓋山高帶夕雲 (보개산고대석운) 우뚝한 보개산이 저녁 구름 감싸 있다 파然老의衣藍縷 (파연로구의남루) 머리 허옇게 센 늙은 할미, 남루한 옷차림 迎客出屋開柴戶 (영객출옥개시호) 손님 맞아 방을 나와 사립문을 열어준다 自言京城老客婦 (자언경성로객부) 스스로 말하기를, 서울 늙은 나그네 아낙 流離破産依客土(류리파산의객토) 파산하여 떠돌다가 객지에 사는 신세가 되었다오 頃者倭奴陷洛陽 (경자왜노함락양) 저 지난날 왜놈들이 서울을 함락시켜 提携一子隨姑郞 (제휴일자수고랑) 외 아들 손에 잡고 시어머니와 남편 따라 重跡百舍竄窮谷 (중적백사찬궁곡) 삼백리 길 걷고 걸어 깊은 골에 숨어왔소 夜出求食晝潛伏 (야출구식주잠복) 밤에 나와 밥을 빌고 낮에는 숨어..

한시 모음방 202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