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횟집에서 유품 한 점 얻었다
일생 동안 그린 그림 한 폭
등 뒤에 숨겼다가
생이 끝나는 날, 활짝 열어 보여주는 전복(鰒)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누구의 화풍도 닮지 않은 작품
밤낮으로 쏟아지는 파도의 채찍 속에서
가장 멀리, 보이지 않는 별빛까지도
바람에 실어 날랐네
천 갈래의 파도 소리 속에서
화음을 골라 달빛을 입혔네
누구라도 한 생
한 곳에 마지막 끈으로 매어 달리면
절로 은은한 광채 나는 작품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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