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문학방

겨울 바다 / 나병춘(교육자이며 숲 해설가)

권진희 2023. 1. 28. 02:51

 

섬 기슭 모래사장에는

사랑해

누구야... 죽도록 사랑해

할말이 많지만

눈먼 파도 밀려와

싹 지워버린다

애꿎은 눈보라 불어와

깨끗이 삼켜버린다

새 발자국 연인들의 발자국 지워진 자리

순정한 백지 한 장만 아득히 펼쳐 놓는다

맘껏 뒹굴다 가라고 

온 마음 털고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