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나는 아름다운 책 한 권을 읽었다
도서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책상이 아니라 식당에서 등산로에서 영화관에서 노래방에서 찻집에서
잡지 같은 사람을
소설 같은 사람을
시집 같은 사람을
한 장 한 장 맛있게 넘겼다
아름다운 표지와 내용을 가진 책이었다
체온이 묻어나는 책장을
눈으로 읽고
혀로 넘기고
두 발로 밑줄을 그었다
책은 서점이나 도서관에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최고의 독서는 경전이나 명작이 아닐 것이다
사람, 참 아름다운 책 한 권
8.14.2017
'손님 문학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은 게 한 마리의 걸음마처럼 / 유 하 (2) | 2023.09.16 |
---|---|
쓸쓸함이 따뜻함에게 / 고정희 (2) | 2023.08.31 |
젊음 / 사무엘 울만(미국 시인) (2) | 2023.05.29 |
나의 마음은 뛰노라 / w. 워드워즈 (0) | 2023.04.20 |
겨울 바다 / 나병춘(교육자이며 숲 해설가) (2) | 2023.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