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찔레가 하얗게 피는 초여름입니다 당신이 걸어가고 있을 거리에는 담장마다 장미가 피어나겠지요 바람만 찾아오는 산기슭에서 저 혼자 피었다 지는 들꽃처럼 기다리다가 저무는 오늘도 내 안에는 홑겹 찔레꽃이 가득 피었더랬습니다 장미처럼 한 번 환하게 드러나지도 못하고 몰래 사무친 이 향기를 내 당신에게 보내기는 하지만 세상의 길은 너무도 많고 넓어서 끝내 닿지 못하고 말 것을 아는지라 혼자 썼다 지우는 편지는 언제나 눈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산바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