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鰒) / 유봉희 바닷가 횟집에서 유품 한 점 얻었다 일생 동안 그린 그림 한 폭 등 뒤에 숨겼다가 생이 끝나는 날, 활짝 열어 보여주는 전복(鰒)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누구의 화풍도 닮지 않은 작품 밤낮으로 쏟아지는 파도의 채찍 속에서 가장 멀리, 보이지 않는 별빛까지도 바람에 실어 날랐네 천 갈래의 파도 소리 속에서 화음을 골라 달빛을 입혔네 누구라도 한 생 한 곳에 마지막 끈으로 매어 달리면 절로 은은한 광채 나는 작품이 되는가 미주 문학방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