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五里) / 우대식 오리(五里)만 더 걸으면 복사꽃 필 것 같은 좁다란 오솔길이 있고, 한 오리만 더 가면 술누룩 박꽃처럼 피던 향(香)이 박힌 성황당나무 등걸이 보인다 그곳에서 다시 오리, 봄이 거기 서 있을 것이다 오리만 가면 반달처럼 다사로운 무덤이 하나 있고 햇살에 겨운 종다리도 두메 위에 앉았고 오리만 가면 오리만 더 가면 어머니, 찔레꽃처럼 하얗게 서 계실 것이다 .. 손님 문학방 2025.05.07
찔레꽃 / 전병조 보리향기 푸르른 오 월이 오면 산으로 강으로 들길로 찔레꽃 개구쟁이들 봄나들이 가겠지 팔 걷고 도랑 치며 가재 잡다 배 고프면 따 먹었던 찔레꽃 찔레꽃 한 입에 노오란 하늘이 찔레꽃 두 입에 서울 간 누이의 얼굴이 .. 손님 문학방 2025.05.02
새 길 / 권의진 새 동네로 이사를 하고 처음 나서는 바로 집 앞에서 마주하는 민들레와 오가는 따듯한 눈길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려 이사 채비를 한 행성 하나 그 옆에 홀로 앉은 하얀 민들레 여럿 모여도 언젠가는 모두 떠나야 할... 새싹 돋는 초롱이 꽃 피우며 순리 따라 주어지는 대로 모두가 행복한 봄날 언제나 새길로 이어지는 새롭게 걷는 연분홍 기쁨 가만히 활짝 여는 봄볕 아래 나무도 올려 보는 푸른 하늘 가벼운 새 봄길 걸으며 올곧게 씩씩이 오늘도 내일도 새 .. 자유 게시판 2025.04.27